임신의 기쁨

임신의 기쁨                                                       

윤종원 박사  (호성한의원)

요즘 출산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결혼 가구당 0.97명이니 아이를 한명도 출산하지 않으니 늙어가는 대한민국이 되어 차츰 국가경쟁력이 떨어질까 걱정이다. 사회활동은 남녀 모두 증가 되었지만 경제적 현실은 더 어려워지고 결혼연령도 늦어지고 있다. 아이 출산보다 자기 자신의 미래가 불투명하여 결혼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바뀌면서 아이의 해맑고 깔깔거리는 미소를 상상만 하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임신하는 것이 인생의 축복이다’ 는 시대가 다시 왔으면 한다. 매년 여러 방면으로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안심하고 출산하기엔 사회환경이 여유롭지 않는 모양이다. 개원초기부터 임신에 관심이 많아 진료실에서 연구하다보니 난임이나 불임으로 고생하는 가정이 예상보다 많은 것 같다. 또한 임신을 위한 그 피나는 노력을 생각만 해도 저절로 숙연해지고 혈통에 대한 내리사랑이 삶의 근본임이 자명한 것 같다.

불임의 원인은 다양하다. 먼저 남성의 경우 정자부족증으로 무정자증, 정자희소증, 정자활동력부족, 정자모양기형 등 원인이 다양하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미세조작으로 인한 정상 정자채취의 기회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여성의 경우는 원인이 다양하다.  시상하부ㅡ뇌하수체ㅡ난소축의 여성호르몬 이상으로 인한 배란과 착상문제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사춘기시절에 질병으로 고생하거나 심한 다이어트 등으로 인한 자궁기능의 발육장애로 인한 난소와 자궁자체의 이상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남편과 시집식구,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인 원인이 관여하기도 하며 갑자기 체중이 증가하여 체지방과다로 인해 자궁내막에 지방 과다축적으로 착상이 어려워지거나 배란장애상태인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경우 등 원인이 다양하다. 또한 규칙적인 식생활이 하지 않거나 인스턴트 음식의 과다섭취로 몸에 나쁜 혈액이 많이 생겨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시 덩어리가 많아지는 등 몸에 어혈이 생겨 난관유착이 생기거나 자궁내막증(子宮內膜症: Endometriosis)이 생겨 난임이 오기도 한다.

이제까지 가장 흔한 원인은 하복부가 냉하고 차서 정자와 난자의 수정란이 자궁내막에 착상하기 어려운 자궁한(子宮寒)으로 인한 난임이 가장 보편적인 원인이다. 이를 한의학적으로 설명하면 자궁의 발육과 기능장애 그리고 자궁에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 여성호르몬계의 불균형으로 인한 신음양(腎陰陽)의 원인,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인 안정이 안되어 난임이 되는 간울(肝鬱)의 원인, 체지방이 20%이상 과다하여 착상이 안되고 흘러내려지는 습담(濕痰)의 원인, 몸의 혈액이 탁해져 어혈이 생겨 자궁으로 신선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생리통이 심하면서 생리혈이 검고 덩어리가 많아 난임이 되는 어혈(瘀血)의 원인  등 4가지 원인으로 크게 대별한다.

물론 한가지가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같이 복합적으로 오기도 한다. 치료법은 일단 생리주기를 정상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상생리주기를 회복한 후에 원인을 규명하여 3개월에서 6개월정도 침구치료와 한약복용을 겸한다면 오랜 장마기간 후의 햇살처럼 임신의 행복감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매사에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전 결혼 10년 6개월 동안 난임으로 고생한 부부가 내원해 왔다. 남편 아내 모두 원인은 명확하지 않았지만 인공수정 3회, 시험관 2번 등 무수한 노력을 한 경우였다. 진료를 하니 아랫배 동계(動悸)현상이 심하여 간울로 진단하여 아내에게 가미종옥탕(加味種玉湯) 2재 처방, 남편에게 양정대보탕(養精大補湯) 1재 처방후 매사를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하라고 권했다. 치료 3개월째 기쁨에 겨워 콧노래가 흐르는 전화를 받았다.

‘운 좋게 정말 기다리던 임신7주가 되었다고…’ 하늘은 높고 더 푸르게 미소짓고 있었다.